중부매일 "[세상의 눈] 소음과 공항" - 항공융합학부 윤한영 교수님 (2024.07. 22)
- 작성자항공융합학부
- 작성일2024-07-24
- 조회수65
일반적으로 소음은 원치 않는 소리로서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요인을 말한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소음공해도 같이 증가했고 국민 생활과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른 환경요인보다 신체와 정신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소음은 부정적 환경요인으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경대책은 주로 기후 위기에 따른 탄소배출, 에너지 및 수질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아파트 층간소음을 비롯해 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 소음에 대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해결에 많은 사회적 노력과 비용을 지출하고 앞으로도 계속 발생될 것으로 보여져 체계적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소음과 관련한 인간의 감각기관은 청각이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영유아의 청각은 모태 안에서부터 발달이 시작되며 아동기를 거쳐 발달되고 주의력, 기억력 및 언어습득과 같은 인지발달에 관련이 있는 중요한 감각기관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소음피해에 취약하고 항공기 소음지역 학생들의 학습과 기억력 장애 발생에 대한 연구 보고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소음수준과 건강장애의 관련성에 대해 40dB(A)이상의 소음수준이면 수면의 깊이가 떨어지고, 50dB(A)이상이면 호흡 및 맥박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60dB(A)을 넘으면 수면장애의 시작, 70dB(A)이상이면 말초혈관의 수축반응이, 80dB(A)이상이면 청력장애가 시작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유럽지역의 환경소음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는데 도로, 철도, 항공기 등의 소음 권고치를 통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소음 노출 수준을 5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했다. 결국 항공기 소음기준이 도로나 철도 소음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주민들의 소음피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항공기 소음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6·25전쟁 당시 일명 '쌕쌕이'라는 제트 전투기가 귀청을 뚫을 듯 소음을 내며 피난민 머리 위를 선회하며 폭탄을 퍼부어 혼비백산하는 피난민이 희생되는 다큐멘터리 장면이 잊혀 지지 않는다. 당시의 '쌕쌕이'는 제트엔진을 장착한 전투기였다.
공중전에서 제공권 확보를 위해 고속 전투기 개발에 세계 각국이 각축을 벌이던 시대여서 민간의 소음피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다만 전투기 소음으로 조종사의 통신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헬멧 등을 착용하게 됐다. 얼마 전 국내 연구에서 전투기 조종석의 소음이 100dB(A)이상으로 조종사 청력손실에 대한 예방이 필요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렇듯 항공기 소음은 인체를 비롯해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항공교통이 주는 경제, 사회적 편익이 있어 양자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유럽의 공항들에서는 소음, 대기, 토양오염 등 공항의 환경 문제를 오래전부터 글로벌 이슈로 보고 친환경적 공항 운영을 선도해 왔다. 다만 소음부담금과 탄소배출금을 징수하여 공항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항공사의 사용료 부담 가중, 운항 제한 등으로 항공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반대로 갈등을 겪고 있다.
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최근 기업경영의 화두인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말하며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투명한 경영을 함으로써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최근 국제 지속가능성 표준위원회(ISSB)애서는 2025년부터 ESG의 기업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항공기 소음은 환경, 사회 등 ESG 전반에 걸친 이슈이다. 현재 우리는 항공사, 공항, 정부가 협력해 대처하고 있지만 향후 디지털 및 글로벌 사회로의 가속화와 유럽의 무역 장벽화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사회는 바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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